이들 뒤에 자리한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지원력도 무섭다. 발베르데의 파트너가 될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소속 팀 동료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중원 싸움부터 패스 줄기 차단까지, 한국 대표팀에 안긴 숙제가 많다. 수비 라인은 디에고 고딘과 호세 히메네스 센터백 듀오 중심으로 운영된다. 4년 전 월드컵에서 철벽 수비를 펼친 노련한 조합이다. 다만 고딘은 30대 중반을 넘겨 속도에 약점이 있다. 우루과이를 이끄는 감독 디에고 알론소는 남미 예선에서 성적 부진으로 하차한 오스카 타바레스의 후임이다.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선수비 후역습을 추구하던 타바레스에 비해 라인을 끌어올리는 공격적인 스타일과 새 얼굴 기용으로 분위기를 쇄신했다. 가나의 안드레 아예우(오른쪽). ⓒAP Photo 가나(FIFA 랭킹 61위) 감독:오토 아도 H조에서 전력 분석이 가장 쉽지 않은 팀이다. 아프리카 예선을 치른 가나와 본선에서 선보일 가나는 사실상 다른 팀이다. 가나 혈통의 빅리그 이중국적자들이 잇따라 귀화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공격 2선 자원은 풍부한 편이다. 멀티 플레이어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재성과 권창훈,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중앙과 좌우 측면 등 2선 전 지역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좌우 측면의 손흥민과 황희찬의 위치 이동 혹은 상대 전술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나상호와 송민규에게는 침투 플레이와 결정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강인은 긴박한 순간에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다. 전진 플레이 상황에서 볼을 지키고 골문 앞으로 결정적인 패스를 찔러 넣는다. 날카로운 킥은 그 자체로 무기다. 2019 U-20월드컵, 이번 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코너킥과 프리킥으로 득점을 지원하거나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월드컵 본선에서 약팀이 준비할 수 있는 득점 방법 중 하나가 세트피스다. ‘스페셜리스트’ 이강인 활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FW:최전방 원톱 자리는 사실상 황의조가 붙박이다. 다만 경기력과 골 감각이 걱정스럽다. 올 시즌 소속 팀에서 부진했다.
2차전에서 만날 가나를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라고 볼 때, 1차전에서 승점 1점 이상을 확보해야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 부담이 줄어든다. 우루과이는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을 활용한다. 공격력만 생각하면 버거운 상대지만 벤투호는 강력한 전방 압박과 빌드업을 활용한 지배형 축구로 맞설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벤투호의 점유율 축구가 본선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을 제기하지만, 벤투가 4년간 유지해온 일관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 벤투는 바로 그 축구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감독이다. 우루과이전은 4년 동안 다져온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무대다. 한편 한국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동일한 경기장에서 치른다.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이다. 경기 장소 이동에만 하루를 허비하던 이전 월드컵에 비하면 체력 회복이나 집중력 유지에 훨씬 유리하다.
카타르월드컵의 모든 경기장이 도하 중심부에서 40㎞ 안팎에 위치하지만, 조별리그 내내 같은 경기장을 쓴다는 건 홈구장을 확보한 것만큼이나 안정감을 얻는다. 선수단 동선, 그라운드 컨디션, 경기장 분위기 등 적응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 세 경기에서 모두 붉은색 홈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도 이색적이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모두 붉은색 상하의를 착용하는 건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이다. 그간 한국은 월드컵 본선 34경기에서 붉은 유니폼을 입고 18전 4승4무10패를 기록했다. 흰색을 입고는 12전 2승5무5패, 파란색은 4전4패다. #3. H조 상대국 분석 우루과이의 다르윈 누녜스(공을 모는 이). ⓒAP Photo 우루과이(FIFA 랭킹 13위) 감독:디에고 알론소 우루과이는 인구 350만의 소국이지만 축구에서는 강국이다. 초대 월드컵 개최국이자 통산 2회 우승(1930, 1950년)의 역사와 긍지를 가진 나라다. 4강 진출 이력도 세 번(1954, 1970, 2010년)이다. 2010년대부터는 디에고 포를란부터 에딘손 카바니와 루이스 수아레스, 다르윈 누녜스로 이어지는 황금의 공격 계보를 자랑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수아레스와 누녜스 ‘신구 투톱’이 최전방에 선다.
포르투갈 감독 "4년 전처럼 강한 우루과이, 이번엔 이긴다"
오현규가 예비 멤버로 합류한 것이 특이한 정도다. 오현규는 손흥민 회복 여부에 따라 대체 선수 자격으로 카타르에 머무른다. GK:벤투호의 ‘넘버 1’ 수문장은 김승규다. 2019년 아시안컵을 기점으로 주전 자리를 굳혔다. 골키퍼 혹은 수비수에서 시작하는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의 성향에 김승규가 부합한다. 발밑이 좋고 패스 연결의 정확성이 높다. 골문 앞에서 시작하는 빌드업으로 수비 라인의 전진 템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페널티킥 선방에도 강점이 있다. 김승규의 각성을 돕는 이는 조현우다. 조현우는 2018 월드컵의 영웅이다. 멕시코와 독일을 상대로 ‘슈퍼세이브’를 펼쳤다. 순발력과 민첩성으로 공격수의 득점과 맞먹는 선방 활약을 몇 차례 선보였다. 서드 골키퍼는 K리그 최강팀 전북의 골문을 지키는 송범근이다. 공중볼, 킥력, 빌드업, 선방 실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 월드컵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다.
황의조는 같은 팀의 황인범보다 먼저 카타르로 향했다. 대표팀에서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6월 브라질전에서처럼 큰 경기에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다. 황의조가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조규성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조규성은 2022시즌 K리그1 득점왕이자 벤투호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공격수다. 소속 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동안 득점력에 기복이 없었다.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서는 ‘손톱’ 전술도 벤투 감독이 준비한 카드였다. 6월과 9월 A매치를 통해 손흥민의 골 결정력과 스피드를 살릴 수 있는 투톱 변형(4-2-3-1, 4-4-1-1, 4-1-3-2) 전술을 점검했다. 그러나 손흥민이 부상을 당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같은 전술에서 손흥민 대신 황희찬이 최전방에 서는 방안도 있다. #2. 벤투호 관전 포인트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우리와 상대국 초미의 관심사는 손흥민 회복 여부다.
[[LIVESTREAM]]우루과이 한국 생방송 2022년 11월 24일
손흥민 부재에 따라 벤투호 플랜 B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기존의 축구에서 손흥민의 역할을 누군가가 대체하거나 위치 이동을 통한 변화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최전방에서나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을 대신할 수 있는 선수는 황희찬이다. 이강인에 대해 “손흥민 부상 여부와 상관없이 뽑았다”라고 한 벤투 감독의 말도 의미심장하다. 9월 대표팀 소집 당시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가까이서 면밀히 관찰했고, 최종 엔트리에 다시 불렀다. 한국 대표팀의 16강행은 사실상 첫 경기에 달렸다. 벤투 감독도, 베테랑 김영권도 “우루과이전에 모든 초점을 맞추겠다”라고 했다.
손흥민의 출전에 따라 한국의 승률을 예상하는 수치가 큰 폭으로 오르내린다. 손흥민은 마스크를 쓰고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당장 실전에 나서기는 힘들어 보인다. 뼈가 완전히 붙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몸 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더라도 상대와 경합 등에서 심리적 위축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1차전 출전은 쉽지 않고 2, 3차전에도 선발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손흥민은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나아가겠다”라고 했다. 손흥민은 벤치에 앉는 것만으로 끊임없이 동료들을 독려하고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위기감은 종종 팀의 결속을 극대화한다. 상대국도 이런 존재감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의를 물리치듯’, 손흥민은 연막을 피우는 역할이어도 충분하다.
DF:수비진의 기둥은 센터백 김민재다. 김민재는 나폴리 이적 3개월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 A 최고의 수비수로 거듭났다. 세리에 A와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특급 공격수들을 상대한 경험과 자신감으로 대표팀에 힘을 싣는다. 베테랑 김영권이 그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김영권은 2014년부터 3회 연속 출전이다. 김민재가 도전적으로 움직이면 김영권이 후방을 커버하며 수비 라인을 리드한다. 권경원 역시 수비 리딩과 빌드업에 강점이 있다. 양 측면 수비는 벤투호의 전술적 변주를 담당하는 중요한 자리다. 레프트백으로는 김진수가 첫 번째 옵션이지만 컨디션이 온전치 않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 유력한 대안은 홍철이다. 라이트백 자리는 확실한 주인이 없다. 월드컵 직전인 9월 두 차례 평가전과 11월 출정식을 겸한 아이슬란드전까지 김태환·김문환·윤종규가 번갈아 나섰다. 김태환은 노련하지만 직선적으로 움직인다는 한계가 있다. 김문환과 윤종규는 중앙으로 침투해 빌드업에 관여하고 허리 라인의 숫자 싸움에 힘을 보탤 수 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공격 센스에 비해 수비 전환에 아쉬움이 있다. 한편 왼쪽의 김진수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면 김문환이나 윤종규가 왼쪽에서 뛸 수도 있다. MF:미드필드진의 중심은 황인범이다. 공격 2선과 중앙 미드필더 사이를 폭넓게 오가는 키맨이다. 상대와 중원 싸움에서 탈압박을 주도하며 창의적 패스로 공격의 길을 연다. 황인범의 파트너로 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정우영(알사드)과 손준호가 경쟁 중이다. 정우영은 피지컬과 수비력으로 최종 라인을 보호하고 수비 지역을 커버하는 데 강점이 있다. 손준호는 폭넓은 움직임과 질 좋은 패스로 공격을 지원한다. 본선 상대들의 공격력을 고려하면 투 볼란치(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두는 형태) 가동 가능성이 있다. 9월 카메룬전에서 손준호가 공존의 해법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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